앞서 말했던 시니어개발자들과의 충돌이 있었다.
충돌이 있었던 이유는 앞에서 충분히 얘기한 것 같고..
그래서 두분에게 커피챗을 요청했고 2일정도 뒤에 알겠다고 답변이 왔다. ( 후우... )
그리고 무슨일인지 물어보시길래..
일단 저희 좀 풀어야할게 있는 것 같다.. 서로 이렇게 쭉 갈 수는 없지 않냐 저희 사담도 좀 하면서 어떻게든 친해져보자 라고 얘기를 했더니
띠용?
갑자기 두 분이서 미안하다 우리가 먼저 얘기를 했어야했는데 먼저 말하게해서 미안하게 됐다 라고 되려 사과를 하셨다
오... 그 때 갑자기 희망의 봉우리가 보였다.
친해져야겠다고 생각한 이유
코드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각자 담당한 코드만 개발하게 되었고, 하나의 프로젝트지만 코드의 일관성이 없으며 중복코드가 생겼다. ( 사실 내가 담당한게 너무 많아서 담당자를 없애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
어느 하루는 코드리뷰를 같이 하자고 얘기했는데 프론트 시니어 개발자분이 코드리뷰를 하자고 해놓고 혼자 PR에 리뷰를
하지를 않길래 이유를 물어봤더니 어차피 스타일이 다른데 무슨 코드리뷰냐..
아.. 이건 진짜 심각한 문제인데? 싶었다. ( 화도 나지 않았다.. 이미 그런 사람인걸 알고 있는데 뭐.. )
무슨 이유던 어차피 같이 회사생활을 하게 되었으니 일단 문제가 생겼고,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까? 에서 시작되었따.
친하게 지낼 전략수립
1. 일단 사과하기.
- 그래도 내가 계속 말을 걸고 다가갔어야했다.
- 입사 초반에 너무 말을 쌔게 했다.
2. 친하게 지내자고 다가가기
- 취미가 무엇인지 물어보기
3. 자존감 높이기
위 3개의 대화목표를 정했다.
3번은 의아할텐데 사실 핵심은 3번이라고 생각했다.
두 분은 항상 개발일정을 늘리거나 개발주제에 대해서 안돼! 를 말하는게 대부분이었지만
항상 다른 개발자가 해결하거나 그 일정을 그냥 제가 할게요 ~ 라는 식으로 해서 넘어갔다.
당연히 자존감이 떨어져있을거라고 생각했고 이전 회사에서 기억나는일이 있냐 무엇이 힘들었냐고 얘기를 이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우리 회사 시니어인데 개발자 하면서 뭔가 자부심을 느낀적이 있었겠지(?) 라는 생각이었다.
아무튼. 전략은 수립했고 이제 어떻게 대화를 하냐인데..
- 두 분은 술 싫어함. ( 회식을 한 번도 같이 해본적 없음 ㅠ )
- 점심시간에 같이 밥 먹자고 얘기해도 두 분이서만 따로 드심
- 두 분은 항상 근무시간에 1시간 30분 정도 카페를 가거나 산책을 한다.
그럼 당연히 답은 카페에 같이 가자고 요청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slack을 통해서 같이 카페에 가자고 요청을 했다.
당연히 뜬금 없으셨겠지.. 서로 사이 안좋은데 갑자기 카페를 가자고 하니.. ( 답을 2일 뒤에 주셨다.. 하... ^^ )
대화 내용
카페에 도착해서 시니어분의 첫 마디는
무슨일인데 갑자기 커피챗을 요청하셨을까요? 였다.
그래서 위 전략대로 우선 사과부터 했다.
"아시다싶이 저희가 오해가 좀 쌓여있는데 이제 슬슬 그 오해에 대해서 서로 풀고 같이 지냈으면 좋겠다"
라고 얘기를 하자마자 예상했다는 듯
두 분이서 사과를 했다.
우리가 먼저 사과를 했어야했는데 먼저 그런 말 꺼내게 해서 미안하다 였다.
아니! 엄청난 의외였다.. 뭐지? 분명히 거부반응까지는 아니어도 인간적으로 시큰퉁하게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인간적인 모습이었다. 심지어 그 말을 반복적으로 하셨는데 그 때 뭔가 뭉클..? 한 느낌까지 들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서로 오해를 했던 주제에 대해서 얘기를 했고, 알고보니 프론트엔드 시니어는 개발을 1년정도 쉬고 이직을 한 것 이었다.
다만 방어기제로 아는척을 했었던거였고, 그 부분을 지적하던 내가 당연히 싫었겠지. 자존심에도 금이갔을꺼고..
진작에 얘기하지.. 충분히 납득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경력이 2배정도 많으신 시니어였는데 왠 주니어 개발자가 자꾸 잘 모른는걸 질문을 하니 방어기제가 튀어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정석은 아니지만 인간적으로 충분히 이해는 가는 부분이었다.
그렇게 오해를 풀고 약 한시간 가량은 사담을 했다.
알고보니 두 분도 주식을 하고 있었고 나도 주식에 관심이 커서 서로 주식얘기도 하고 캠핑이라는 취미도 맞았다.
이렇게 사담을 하다보니 분위기는 금새 화기애애해졌다.
화기애애해진 분위기속에서 당연히 두 분은 모든 연구소 사람과 사이가 안좋았기에 팀원들 칭찬을 하며 앞으로는 다른 팀원들과도 커피챗을 같이 갖자는 얘기를 했고 지금은 대부분 서로의 오해를 풀고 서로 요즘 다들 좋지 않아요? 라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게다다.
1년동안 연구소 전체가 속썩이던 문제가 자존심한번 죽이고 오해를 풀자는 말에 손쉽게 풀려버렸다.
물론 모두가 푼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분위기 자체가 바뀌었다.
뭐랄까.. 여기에 말을 덧붙일 필요도 없는게 그 뒤로는 자연스럽게 서로 취미에 대한 얘기를 하거나
주식에 대한 얘기를 하거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갈등이 해소 되었고
서로 악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서인지
스토리북 도입, 컴포넌트 라이브러리화, 코드 통일 리팩터링, 코드리뷰 등
그걸 뭐하러해요 => 오 좋아요 이거 요즘 뜨던데..
로 바뀌었다. 심지어 위 얘기는 이미 이전에도 얘기했던거다.
생각보다 팀원들끼리의 사이가 회사에 끼치는 영향이, 코드에 끼치는 영향이 엄청 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별거 없었다.
그냥 싫어하는 사람한테 다가가면 의외로 잘 풀릴수도 있다.? 라는걸 느낀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회사생활하면서 요긴하게 쓰일 경험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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